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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총액이 2,0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남의 일처럼 들었습니다. 그런데 월급날마다 통장을 보면 300만 원이 들어왔다가 카드값, 보험료, 대출 이자에 치여 며칠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걸 직접 겪어보니, 이게 결국 제 이야기더군요. 중산층이라고 불리던 평범한 월급쟁이들이 왜 지금 취약계층 문턱에 서 있는지, 제 경험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고환율·고물가가 중산층 실질소득을 갉아먹는 구조
수입물가 상승률이 동점 기준 25.4%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초반이라는 공식 수치와는 전혀 다른 숫자입니다. 여기서 수입물가란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부품의 가격 변동률을 의미하는데, 이 상승분이 고스란히 중소기업 원가에 반영되고, 결국 마트 선반 위 물건값으로 전가됩니다.
제가 직접 느낀 건 마트에서였습니다. 장바구니에 몇 가지 넣었을 뿐인데 계산대에서 10만 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예전이라면 같은 금액으로 훨씬 많이 샀을 텐데, 이제는 그게 불가능한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월급 숫자는 그대로인데 살 수 있는 물건의 개수가 줄어드는 이 현상이 바로 실질소득 감소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돈을 받아도 실제로 쓸 수 있는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기준금리란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로, 이 숫자가 올라가면 주택담보대출이든 신용대출이든 마이너스통장이든 모든 이자 부담이 동시에 올라갑니다. 대출 원금이 1억 원으로 똑같아도 작년에 100만 원이던 월 이자가 올해 120만 원, 내년에 150만 원으로 불어나는 식입니다.
저도 대출이 있습니다. 원금은 변하지 않았는데 매달 나가는 이자가 조금씩 늘어나는 걸 보면서, 아끼고 아껴도 결국 절대적인 소비 여력 자체가 줄어든다는 걸 몸으로 이해했습니다. 수출 대기업, 특히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은 고환율 덕에 성과급까지 챙겼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지만, 제가 속해 있던 나머지 2,900만 명의 근로자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경제 성장률이 3%대를 회복해도 그 과실이 일부 섹터에만 집중되는 구조라면, 중산층 입장에서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트코인이나 미국 주식, 금 같은 자산에 조금씩이라도 투자해 실질소득 방어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고물가에 치인 생활비, 늘어난 대출 이자를 빼고 나면 투자 여력 자체가 남질 않았습니다. 중산층이 자산을 불릴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소득이 깎여나가는 이 구조가 저는 가장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 수입물가 상승률 25.4% → 중소기업 원가 압박 →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가
- 물가 상승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 대출 보유 중산층·자영업자 이자 부담 가중
- 실질소득 감소 + 이자 부담 증가 = 소비 여력 동시 감소, 자산 투자 기회 박탈
- 수출 호황·성장률 반등의 혜택은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종사자에 집중, 대다수 근로자와 무관
취약차주 급증과 청년취업 절벽, 중산층이 두터워지지 못하는 이유
취약차주란 세 가지 이상의 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 등급에 해당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을 동시에 끌어안고 있으면서 소득이나 신용 등급도 낮은 상태입니다. 전체 가계부채 2,000조 원이라는 숫자 뒤에는 바로 이 취약차주들의 고통이 쌓여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특히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2%를 넘어섰습니다. 연체율이란 갚아야 할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비율인데, 12%는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이미 연체 상태라는 뜻입니다. 3개월 연속 연체가 이어지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고,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됩니다. 매출이 줄어도 폐업은 못 하고, 운영자금을 위해 또 대출을 얹어가는 악순환이 이 숫자를 만들어낸 배경입니다. 제가 지인들을 보면서 느낀 건, 준비 없이 창업에 나선 경우일수록 이 악순환에 더 빨리 빠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 창업할 때 충분히 시뮬레이션하고 준비된 자세로 임하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그런데 저는 취약차주 문제보다 청년취업 절벽이 더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봅니다. 청년 인구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23.1%에서 현재 11.8%대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건 구직 활동조차 포기한 채 '쉬었음' 상태에 머무는 청년이 2022년 이후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쉬었음'이란 취업도 실업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분류인데, 아예 시장에서 이탈한 상태를 뜻합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AI가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야기는 추상적으로 들렸는데, 실제로 법률·컨설팅·연구직에서 경력자 한 명이 AI를 도구로 쓰며 신입 역할까지 흡수하는 방식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걸 주변에서 직접 확인했습니다. 청년이 경력을 쌓을 기회 자체가 사라지면, 10년 뒤에는 경력자 자체가 없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옵니다. 청년을 채용하는 기업에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이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봅니다.
제 경우를 돌아보면, 50대 초반에 실업급여를 받는 처지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중년층을 위한 재취업 지원 정책도 청년 못지않게 필요합니다. 싱가포르, 오스트리아처럼 주거를 기본권으로 보고 공공임대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해외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이 학자금 대출과 주거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고 시작해야 한다면, 사회 진입 자체를 포기하는 선택이 합리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환율이 왜 중산층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나요?
A.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중소기업 제조 원가가 올라가고, 이 부담이 결국 소비자 물가로 전가됩니다. 제가 마트에서 실제로 느낀 것처럼, 장바구니 물가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출 대기업은 강달러 덕에 수익이 늘지만,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과 소비자는 정반대 방향으로 타격을 받습니다.
Q. 취약차주가 되면 실제로 어떤 일이 생기나요?
A. 1금융권 대출이 막히면 2금융권, 그다음은 상호금융권으로 밀려나면서 적용 금리가 갈수록 높아집니다. 연체가 3개월 이상 이어지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어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게 됩니다. 다중채무자 상태에서 연체가 시작되면 모든 대출에 연쇄적으로 불이익이 붙기 때문에, 빚을 줄이고 대출 종류를 단순화하는 게 무엇보다 먼저입니다.
Q. AI 때문에 청년 취업이 줄었다는 게 실제로 체감되나요?
A. 제 주변을 보면 이미 법률·컨설팅 분야에서 경력자 한 명이 AI를 활용해 신입 여러 명 몫을 처리하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청년에게 인턴이나 계약직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 경력 자체가 생기질 않고, 경력 없이는 경력직 채용 시장에도 들어갈 수 없는 이중 벽이 만들어집니다. 청년 취업자 비중이 11.8%까지 떨어진 숫자가 그 현실을 보여줍니다.
Q.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은 무엇인가요?
A.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거창한 투자보다 부채를 줄이고 현금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무리한 집 구매를 미루고, 작은 절약이라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청년이라면 큰 성과를 한 번에 노리기보다 작은 성과를 쌓아가며 경력 진입 기회를 만드는 방향이 현실적으로 유효하다고 봅니다.
결론
실업급여를 받으며 생활비를 계산하는 지금, 저는 중산층 붕괴가 통계 속 이야기가 아니라 제 일상 그 자체라는 걸 절감하고 있습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라는 세 겹의 압력이 실질소득을 깎고, 취약차주로 몰린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청년들은 시장 진입조차 막혀 있는 이 구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제 경우엔 빚을 줄이고, 무리한 지출을 자르고, 공부와 준비를 조금씩 이어가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정부가 청년 채용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싱가포르·오스트리아 같은 해외 사례처럼 주거를 기본권으로 접근하며, 중년층 재취업 경로도 적극적으로 열어준다면, 각자의 노력이 더 빠르게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경제 주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지금보다는 조금 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가능하다고 믿습니다.